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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63

조커: 폴리 아되 (캐릭터 분석, 감응성 정신병, 아서 플렉)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거든요.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달랐던 탓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그게 꼭 배신당한 느낌만은 아니었습니다. 《조커: 폴리 아 돼》는 전작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분명 불편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면, 이 영화가 실은 매우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아서 플렉은 처음부터 조커가 될 수 없었다제가 직접 1편을 다시 돌려보면서 느낀 건, 아서 플렉이 가진 근본적인 성질이 조커와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코믹스나 다크 나이트에서 알던 조커는 타인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혼돈 자체가 목적이고, 남이 뭐라 하든 자기가 재미있.. 2026. 6. 8.
익스트랙션 (롱테이크, 화이트세이비어, 미라클 작전) 용병이 아이를 구출하는 영화, 한 번쯤은 뻔하다고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익스트랙션을 보고 나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뻔한 설정 안에서도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예상 밖이었고, 동시에 2021년 카불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 머릿속에서 계속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압도적인 롱테이크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익스트랙션에서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은 단연 롱테이크 액션 시퀀스입니다. 롱테이크(Long Take)란 편집 없이 카메라를 끊지 않고 장시간 촬영하는 기법으로, 관객이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 냅니다. 영화 중반부, 주인공 타일러 렉스가 다카의 골목을 뚫고 이동하는 장면은 약 12분에 걸쳐 편집 없이 이어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면 .. 2026. 6. 8.
영화 젠틀맨 (실화비교, 사법풍자, 케이퍼무비)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그냥 세련된 범죄 오락 영화 한 편을 보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나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어요. 검사 행세를 하는 흥신소 사장이 거대 권력을 무너뜨린다는 설정이 통쾌한 동시에, 현실에서는 절대 이렇게 안 풀린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실화 비교일반적으로 케이퍼 무비(Caper Movie)는 정교하게 짜인 사기극을 통해 적을 무너뜨리는 장르를 말합니다. 여기서 케이퍼 무비란 도둑이나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세워 작전 계획과 실행 과정을 오락적으로 풀어내는 범죄 영화 장르를 의미합니다. 젠틀맨은 이 장르의 공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강승준 검사의 신분증을 손에 넣고, 팀원들과.. 2026. 6. 7.
20세기 소녀 (비하인드, 아날로그 감성, 서사 분석) 영화 한 편의 씨앗이 된 것이 고등학교 시절 교환 일기장이었다는 사실, 저는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꽤 오래 멈칫했습니다. 방우리 감독이 성인이 된 후 친구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수다를 떨다가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읽었고, 거기서 영화 전체의 뼈대를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픽션인 줄 알았던 이야기가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는 반전, 이것이 이 영화를 단순한 학원 로맨스물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지점입니다.비하인드 스토리: 교환 일기장에서 시작된 시나리오방우리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영화의 핵심 설정인 "단짝 친구의 첫사랑을 위해 남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기록해 전달하던 경험"은 100% 실제 이야기입니다. 감독 본인이 학창 시절 친구를 위해 그 친구가 짝사랑하던 남학생이 다니는 학교 근처를 서.. 2026. 5. 21.
영화 봉오동 전투 (액션연출, 역사고증, 반일프레임) 극장에서 봉오동 전투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끝까지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숨 가쁜 전투가 이어지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면을 보면서도 머릿속이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냥 제가 영화를 잘 못 본 건지 싶어서 한 번 더 봤습니다. 근데 두 번째도 같은 지점에서 똑같이 몰입이 깨졌습니다. 그때부터 이 영화를 좀 더 꼼꼼하게 뜯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액션연출, 역동성과 산만함 사이봉오동 전투의 전투 씬은 분명 공들인 티가 납니다. 드론 촬영과 스테디캠, 그리고 배우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은 핸드헬드 기법이 뒤섞이면서 산악 지형을 달리는 장면들이 꽤 생동감 있게 담겼습니다. 여기서 핸드헬드 기법이란 카메라를 삼각대 없이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 방식으로, 흔들리는.. 2026. 5. 21.
대호 (해수구제, 산군, 정호군) 호랑이를 죽인 사람이 영웅일까요, 아니면 호랑이를 죽이지 않은 사람이 영웅일까요? 영화 를 보기 전까지 저는 이 질문 자체를 떠올린 적이 없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명포수 천만덕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냥 영화가 아니라, 100년 전 이 땅에서 실제로 벌어진 비극을 담고 있습니다.해수구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역사영화의 배경은 1915년 일제강점기입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해수구제(害獸驅除)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해수구제란 사람과 가축에 해를 끼친다는 명목으로 맹수를 조직적으로 박멸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표면상으로는 민생 보호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선의 자연과 정기를 지우려는 식민 통치의 연장이었다고 저는 봅니다.이 조치로 인해 수많은 조선 포수와 일본 사냥꾼들이 호랑이 사냥에 나섰습니다. 그.. 2026.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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