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3 어쩔 수가 없다 (해고 트라우마, 자본주의 비판, 이병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그냥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스릴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극장을 나오면서 가슴 한쪽이 묵직하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고, 그게 한참이나 가시질 않았습니다. 단순히 재밌는 영화가 아니었던 겁니다. 실직, 구직, 자존심, 가족.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으니까요.해고는 왜 이렇게 사람을 부수는가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유만수라는 인물이 바비큐를 구우며 "이제 다 이루었다"라고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저게 평범한 중년 남자가 원하는 전부겠구나' 싶었습니다. 좋은 집, 아내와 아이들, 반려견, 20년 넘게 쌓은 커리어. 그런데 구조조정(Restructuring), 즉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조치 하나가 이 .. 2026. 5. 21. 영화 복수는 나의 것 (파멸의 연쇄, 사회구조, 실제사건)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제대로 된 악당이 누군지 찾으려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류도, 동진도, 영미도 — 처음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어 보였으니까요. 박찬욱 감독의 은 그 혼란이 바로 영화의 핵심입니다. 착한 사람들이 왜 파멸하는가. 그 질문 하나로 2002년부터 지금까지 회자되는 작품입니다.파멸의 연쇄 — 복수는 왜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하는가제가 직접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예상 밖이었던 것은, 복수가 완성되는 장면에서 아무런 통쾌함도 느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복수 서사라고 하면 관객에게 일종의 감정적 해소를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철저하게 그 기대를 배반합니다.영화의 서사 구조는 인과율(causality), 즉 원인과 결과가 끊임없이 맞물려 다음 비극을 낳는 방식으로.. 2026. 5. 18.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비무장지대, 남북우정, 분단비극)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냥 "잘 만든 분단 영화"로만 소비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실제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했던 퇴역 군인들의 증언을 접하고 나서야, 이 영화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체제가 다른 군인들 사이에서 피어난 우정이라는 소재가 허구가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다시 스크린 앞으로 데려갔습니다.철책선 너머의 실제 교류, 숫자로 보는 DMZ의 긴장비무장지대(DMZ)는 1953년 정전협정에 의해 설정된 남북한 사이의 완충 구역입니다. 여기서 DMZ란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 2km씩, 총 폭 4km의 비무장 완충 구역을 의미하며, 총길이는 약 248km에 달합니다. 이 좁은 공간이 70년 넘는 분단의 물리적 경계선으로.. 2026. 5. 18. 이전 1 다음